유행에 따른 표제어 포스팅 시작-

전에 소개글에도 쓴 적이 있지만, 나는 자칭 극렬 보수주의 크리스챤이다.

세상 사람들은 '종교에 너무 빠지지 말고, 적당히 세상과 타협하면서 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배타적 진리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건 반드시 독선적일 수밖에 없다. 그 독선은 배타적 진리의 미덕이다.

독선이 욕을 먹어야 할 이유는 없다. 세상에서 독선이 욕을 먹는 이유는 상대적 가치를 지향해야 할 무언가가 독선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앙이야말로 배타적 진리의 정점에 서 있는 것.

그렇기 때문에 신앙인은 믿음에 대해서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 타협한다면 그건 사쿠라다.

또한, 어떠한가? 세간에서는 '적당히 믿어라. 좋은 게 좋은 거다.'라고 신앙인들을 꼬드기면서, 뒤로는 그들을 비웃는다.

세상과의 타협으로 종종 자신의 믿음에서 틀어진 일들을 하고는 하는 사람들을 주위에서는 비웃는다. 물론 평소에는 추어주다가 결정적인 순간 뒷통수를 치는 거지.

우리 나라에서 가장 비이성적이고 비인간적인 행위가 자행되는 일부 군부대의 예를 들어볼까.

(나는 모든 군부대가 비이성적이라고 매도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실제 내가 경험한 군생활은 꽉 채운 4주일이 되지 않는 27일간이며, 거기다 내가 훈련을 받은 37사단은 사단장부터 내무반의 담당조교까지, 내가 어떻게든 접할 수 있는 사람들이 다 괜찮은 사람들이었기에-_- 그래도 실제 비이성적인 만행이 자행되는 군부대가 존재함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군대도 일요일은 쉰다. 일요일은 각종 종교행사가 있으며, 당연히 사회에서 교회 다니던 사람들, 절에 다니던 사람들, 성당에 다니던 사람들 등등...은 각자 자신이 믿는 종교행사에 참석하려고 한다.

그런데 꼭 내무반 대항 족구대회, 내무반 대항 축구대회, 연병장 사역 등등등...의 스케줄도 일요일로 잡힌다. 만일 누가 종교행사 가겠다고 슬금슬금 빼면 고참들은 이렇게 말한다.

"야, 꼭 가야겠냐? 이런저런 사정이 있으면 빠질 수도 있는 거지. 안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고 하면 배신자네 광신도네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고, 여기서 마음을 굽히고 안간다고 하면 고참에게 칭찬을 듣는다. 여기서 활약을 펼쳐서 자기 내무반이 우승이라도 하면 더욱 칭찬을 듣겠지.

그런데... 불교라면 사월 초파일 같은 행사가 있고, 기독교라면 부활절이나 성탄절 같은 행사가 분명 있다. 그런 날이면 평소에 내무반 행사나 사역 있으면 대충대충 하던 사람들도 참석하고 싶을 텐데... 그런 날 내무반 행사가 없으란 법 없다. 그럼 그 때 '오늘은 가야 한다'라고 말하면?

"야, 저 놈이야 원래 맨날 가던 놈이니까 그렇다 치고 넌 뭐냐? 그렇게 땡땡이가 치고 싶냐? 넌 사쿠라잖아?"

그렇다. 평소엔 융통성 있다고 칭찬하다가도 중요한 순간이면 사쿠라로 매도당한다. 이게 현실이다.



잡설이 길었다.

배타적 진리는 독선적이다. 그것이 미덕이다.

그리고, 나는 신앙은 종교행위가 아니라 삶에 배어나와야 한다고 믿는다.

신앙인이라면 종교행위에 빠져 삶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

믿음에 있어서는 타협해서는 안 되지만,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의 접점인 삶을 포기하는 건 더욱 안될 일이다. (물론 이건 내가 추구하는 기독교적인 발언이다. 삶을 버리고 종교적 진리를 추구할 것을 설파하는 종교라면 그 길을 추구하면 될 일이다.)

한 번 살고 두 번은 없는 삶. 자신의 의지대로 살면 될 일이다. 그리고, 사후세계가 있다면 죽은 뒤에는 자신의 삶에 대해 반드시 책임져야 할 것이다. 그것이 나의 믿음이다.

그리고, 나는 이 길이 옳다고 믿기에... 다른 사람들도 이 길을 같이 걸어가 주었으면 한다. 그것이 나의 소망이다.

하지만, 강요할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 아직 내 삶도 온전한 믿음의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는데.

언젠가, 내 삶이 믿음으로 온전해진다면(결코 '완전해질' 수는 없겠지만) 그때는 좀더 자신있게 다른 사람들을 강권할 수 있을 것이다. 나라는 사람의 말이, 나라는 사람의 행동이 주위 사람들에게 든든함과 믿음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지는 그 날에는...

말하자면, 나처럼 살아야 돼!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내가 되는 그 날에는...
by hislove 2005. 3. 21. 14:04